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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봉사활동 체험기

매주 화요일 저녁 이태원역 근처 말리 커피에서 열리는 한국어 봉사활동은 여러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한국 국제 봉사단의 한국어 자원봉사(Let’s Help Foreigners – Korean Conversation) 모임은 한글 봉사자와 외국인 학생이 모여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회화 모임이다. 밋업(meetup.com) 검색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작년 10월부터 한글 봉사자 자격으로 간헐적으로 참가하며 마음에 맞는 친구를 여럿 사귀었다.

11월 28일 화요일에는 대략 60명의 한글 봉사자와 외국인 학생이 참가했다. 이번 주는 봉사자보다 외국인이 좀 더 많이 왔다고 단체장 제임스가 인사하며 말해주었다. 카페는 100명 남짓 앉을 수 있을 만큼 크다. 천장의 주황색 조명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모임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사람들은 큰 손동작을 보이며 활기차게 대화하고, 대화 도중 필기를 한다. 웃음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이곳에 올 때마다 나는 매번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이야기 주제는 만나는 사람들만큼 다채롭다. 28일 화요일에는 토론토에서 온 잭과 요코하마에서 온 아이카를 만났다. 에세이 편집자인 잭은 본인의 일이 얼마나 재밌는지, 결혼 3년 차 아이카는 결혼생활의 장점에 대해 유창하고 더듬거리는 한국어로 알려주었다. 둘하고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고 가치관을 성립할 시기를 미국에서 보냈다. 한국에서의 삶을 경험해보고 싶어 작년 봄 서울에 왔고, 서울살이가 어느 정도 안정되었을 때 가장 필요했던 건 친구를 사귀는 일이었다. 한국친구들과 놀 때도, 미국친구들과 놀 때도 살짝 겉돌던 나는, 한국어 봉사활동 모임을 통해 나처럼 두 문화와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될 수 있었다.

하나의 문화만 아는 친구들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이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할 수 있었다. 2주 전 화요일에는 친구와 대화상대로 짝지어져 한국과 서양의 연애 스타일 차이점에 대해 한글로 신나게 떠들었다. 이 모임에서 만난 친구 중에는 한국계 교포도 있고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외국인도 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모국어가 무엇인지는 상관이 없다. 살아온 배경과 경험이 달라도 공감할 수 있다. 우리 안에는 두 문화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 화요일에도 사람들은 이태원 한국어 모임에 나갈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와서 한글을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한국 문화에 대해 알아간다. 그 경험과 배움의 시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타지에서 적응하는 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이 모임에서 내가 그들과 보낸 시간이 그들이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hoto by Toa Heftiba on Unsplash

Published in 서울살이 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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